정연두 튀르키예 대사님을 비롯한 대사관 관계자분들, 특히 유혜련 영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 작성일
-
2025-10-20 09:30:24
- 조회수
- 238
- 작성자
- 박**
안녕하세요. 지난 2025.9.29 ~ 30일 사이에 지옥과 천당을 오고 간 사연입니다.
30대 초반인 저의 둘째 아들이 2025년 2월 말에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 여행을 하겠다고 할 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그러라고 했는데, 혼자서 오토바이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스페인까지 갈 거라고 했을 때 너무 걱정되어 말려 보았지만, 아들은 5월 말부터 오토바이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여행 초기에는 교통사고, 건강 문제, 상해, 강도, 납치, 구금 등 수 많은 안 좋은 생각들로 항상 걱정했었고,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 곳을 여행하는 경우가 많아 자주 소식을 주고 받을 수 없어 답답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래도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가족과 친구들과 소통은 꾸준히 하고 있어서 어느 정도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아들이 여행하면서 찍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놓아서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저도 아들의 여행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었습니다. 러시아, 몽골, 중앙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을 지난 후 조지아를 통해 열기구 관광으로 유명한 튀르키예의 카파도키아까지 여행했던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습니다.
그러다, 9월 29일 정오 무렵에 아들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9월 18일 이후부터 아들의 SNS, 유튜브, 카톡 등 어디에서도 친구들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친구들끼리 걱정하고 있었으며, 외교부 영사콜센터에 신고했다 하면서, 직계 가족이 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9월 29일 오후 2시경 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지만 해외에서 발생한 실종사건이라 경찰에서도 난감해 하는 것 같았고, 사건 처리를 하는데 제법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하더군요. 갑자기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고, 정말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다행히 아들 친구들이 외교부 영사콜센터에 신고한 내용이 튀르키예 대사관에 접수되었고, 정연두 대사님을 비롯한 대사관의 신속한 업무처리 덕분에 9월 29일 오후 3시 30분경 사건사고 담당이신 유혜련 영사님과 연락될 수 있었습니다. 유혜련 영사님께 아들과 관련된 여러 정보를 제공하였고, 영사님은 당황하고 있는 저를 안심시켜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아들에게 전화하면 휴대폰의 신호는 가고 있지만 받지 않는 상태이어서 정말 애가 탔습니다. 9월 29일 저녁부터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있었는데 9월 30일 새벽 3시경 유혜련 영사님께서 카톡으로 연락을 주셨습니다. 아들이 9월 8일 조지아에서 육로로 튀르키예에 입국하였고, 출국한 기록이 없으니 튀르키예에 있는 것 같고, 휴대폰으로 신호가 가니 한국의 통신사를 통해 아들의 휴대폰 위치를 추적하는 방법을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9월 30일 이른 아침부터 경찰서와 휴대폰 통신사에 아들의 상황을 설명하고, 휴대폰의 위치 추적을 해달라고 간청했지만, 경찰과 통신사는 해외 휴대폰의 위치 추적이 어렵다며 현지 경찰과 현지 통신사의 협조를 받으라고 하더군요. 유혜련 영사님께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드렸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일분 일초가 저에게는 너무 괴로운 순간이었습니다. 그 사이에 유 영사님께서는 아들의 휴대폰 위치와 아들을 찾기 위해 현지 경찰과 현지 통신사의 협조를 구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유 영사님께서는 계속 아들의 휴대폰에 연락을 시도했고, 어느 순간부터는 휴대폰 전원이 꺼져 있어 신호조차 가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더군요. 정말 만감이 교차되었지만 내색할 수도 없었습니다.
9월 30일 오후 1시 30분경에 현지 튀르키예 사람과 연결되었고, 그분에게 아들의 상황과 그간의 사정 등에 대해 설명한 후, 그분의 도움으로 튀르키예 ATV의 Müge Anlı ile Tatlı Sert이라는 실종자 찾기 생방송 프로그램에 제가 출연하여 아들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제가 할 수 있는 게 정말 아무 것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튀르키예에 가기로 했습니다. 10월 4일 방송될 예정이어서 다음 날인 10월 1일에 이스탄불 행 오전 비행기를 타기로 했습니다. 10월 1 ~ 15일까지 튀르키예에 머물 예정이었습니다. 9월 30일 오후 5시 3분경, 이스탄불 비행기 표를 예매하고 있던 도중에 유혜련 영사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아들을 찾았다고, 아들과 방금 전에 전화 통화했다고 연락을 주셨습니다. 아! 순간 너무 울컥하여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고 꾹 참았지만 목소리가 떨리더군요. 진짜 너무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아들 놈에게 들어보니, 가지고 간 휴대폰 2대 중 한 대는 오래 전에 고장났고, 나머지 한 대도 최근에 고장이 나 연락을 주고 받을 상황이 아니었고, 이스탄불 근처의 삼성휴대폰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를 받자마자 유혜련 영사님과 통화가 되었다고 합니다. 지나고 보니 약간 해프닝 같은 일이었지만 아들이 오토바이로 외국을 혼자 여행하고 있어서 늘 걱정했는데, 아들과 어느 누구도 연락이 되지 않고 어떠한 생존 반응도 없다는 사실은 알게 된 지난 이틀(29시간) 동안은 저와 저의 가족에게는 지옥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틀 동안 아들을 찾기 위해 정말 고생하신 정연두 튀르키예 대사님을 비롯한 대사관 관계자 분들, 특히 저와 계속 소통하면서 가족 같은 마음으로 헌신적으로 저의 아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셨던 유혜련 영사님 같은 분들 때문에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았고, 힘들었지만 버틸 수 있었습니다.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정말 칭찬합니다!
서울에서 박영환 드림